2014년 8/9 ~ 8/10 절친놈이랑 현대카드 시티브레이크를 다녀왔다.
망가져가는 감성도 충전할 겸.
작년에는 지산에서 자미로꽈이, 시나위, 술탄오브더디스코 등을 보고 왔는데 솔직히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자미로꽈이야 워낙 보고 싶던 가수였으니까 당연히 하나하나 다 기억하지만, 기록으로 남겨두지 않았기 때문에 기억이 상대적으로 금방 희미해져 간다. 오히려 좀 약하고 기간도 오래 지난 Green Groove Festival이 훨씬 더 생생하게 기억에 남는 걸 보면 역시 기록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틀 간의 감흥을 간단하게나마 기록해본다.
일단 라인업!!
그어놓은 계획들은 내가 그린 게 아니라 현대카드에서 예시로써 제공한 것이다.
내가 이동한 경로나 행동은 순서에 따라 기술할 예정이다.
자 그럼 서두는 그만하고 이제 시작
8.9 토요일, 1일차!!!
날씨
- 굉장히 더웠다. 쭉 더웠다. 밤까지.
일단 가서 절친녀석이랑 사진도 찍고, 답사도 했다.
그리고 가장 먼저 Culture Stage로 달려갔다.
1. 홀로그램 필름 (Hologram Film)
- 우리나라 인디밴드인 것 같은데 솔직히 크게 감흥은 없었다.
- 첫 공연을 봤다는 데서 의의를 찾을 수 있는 정도.
- 그리고 너무 더워서 같이 뛸 생각도 못했다.
- 그래도 후술할 밴드들에 비하면 좀 낫긴 하다. 그나마 직접 무대에까지 가서 봐주긴 했었으니까.
2. Cocobat (코코뱃)
- 영문명을 먼저 쓴 이유는 일본의 펑크락 밴드이기 때문이다.
- 너무 더워서 내려가서 볼 엄두를 내지 못하고 머나먼 좌석에서 봤다.
- 내려가지 못해서 그들의 에너지나 음악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
- 지금 생각하면 더워도 내려가서 볼 걸 그랬어.
- 따라서 딱히 적을만한 감흥도 없다.
3. 요조
요조는 유명한 관계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 요조의 공연에 대한 감흥을 적기 전에 일어났던 에피소드를 먼저 기술한다.
요조의 음악을 보러가는 중 스탬프 찍어오기 이벤트를 스테이지 바로 옆에서 하더라. 찍어오는 사람들에게 무려 상품을 나눠주겠다면서!! 그래서 절친녀석과 나는 그 먼 스테이지를 여기저기 찾아헤매며 근 1KM 이상 이동하며 스탬프를 받았다. 그리고 받은 것은 바로... 무려 기타 피크 두개였다!! 하하하!! 참 대단한 선물 주셨습니다~ ㅋㅋㅋ 덕분에 요조 누나 공연은 중후반부 정도만 봤다.
- 이러한 개고생을 하고 있던 와중에 듣게 된 요조의 첫 노래는 에구구구구였다. 정말 우리는 에구구구구였다. "그 소리가 너무 좋아서 미치겠어요."가 아니라 "기타 피크가 너무 좋아서 미치겠어요." 였다.
- 역시나 잔잔한 노래였고, 그 노래를 들었고, 요조의 미모를 감상했고, 굉장히 더웠다.
- 그래도 역시 무대로 나갔어야 했다는 사실을 이 때도 몰랐다.
4. The Neighbourhood (네이버후드)
- 미국의 얼터너티브 락밴드이고 노래도 좋은 것 같았다.
- 머나먼 좌석에서 보니 그냥 그랬는데, 나중을 생각하면 이건 패착이었다.
- 아쉽지만 패착이었다. 덥더라도 무조건 무대로 나갔어야 했다.
5. Spiritualized
- 이 노래는 제대로 들었다. 정말 좋은 노래라고 생각한다.
- 이 노래를 들은 것 까지는 좋았는데, 이후 너무 더워서 현장에 있기가 쉽지 않았다.
- 그래서 좌석에 앉아서 감상했는데, 역시 무대로 나갔어야 했다.
- 아니 사실 너무 더워서 그럴 엄두를 못 냈을 것 같다. 무대에 나가도 크게 놀아주는 밴드가 아니기도 했고.
- 음 그래도 돌이켜 생각해보면 좌석에서 앉아서 듣느니 그냥 컴퓨터로 공연 영상 보는 게 낫겠다 싶기도 하고. 지금 생각하면 그렇다. 돌이킬 수는 없지만.
6. Nell (넬)
넬 역시 유명한 관계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 넬의 공연 역시 너무 덥디 더운 관계로 무대로 나가지 않고 머나먼 좌석에서 앉아서 봤다.
- 그래도 넬 정도 되는 밴드라면 무대에 가서 봐줬어야 했다. 멀리서 보니 그냥 유튜브 틀어놓고 음악듣는 기분이었다.
- 아쉽다 아쉬워. 나중에 적을 Lupe Fiasco의 아쉬움에 비하면 덜 크긴 하지만.
7. Hoobastank
후바스탱크 역시 유명한 관계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 노래는 역시 두말할 나위 없이 좋았다.
- 더워도 좋았다. 역시 무대에서 봐야했다.
- 덜 유명한 노래부터 유명한 노래까지 다 좋았다.
- Out of Control, The Reason을 마지막에 불러줬는데 친구녀석이 이동하자고 해서 멀리서 봤다.
8. PSY 싸이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기로 하는 것도 이제 귀찮으니 이제 필요한 부분에만 설명을 넣기로 한다?
- 솔직히 싸이의 노래를 그닥 좋아하지는 않는데, 엄밀히 말하자면 1집 시절의 노래들만 좋아하는데 공연을 보는 건 정말 좋았다. 잘 놀아주니까.
- 앞에 나가서 열심히 뛰어줬다.
- 무엇보다도 가장 큰 강점은 모두가 싸이의 노래를 안다는 거겠지.
- 그래서 공연보는 맛은 있었다.
- 이후 현 뉴메탈 4대 천왕이라는 Deftones는 넘기고, Ozzy Osbourne을 영접하기로 하였다.
9. Ozzy Osbourne (오지 오스본)
- 옛날에는 노래 못한다고 까였지만, 지금은 세계에서 제일 노래 잘하고 음악 잘하는 노친네가 되어버린 오지 오스본!
- 곡들이야 워낙 유명하니 좋은 건 설명하면 입 아프다.
- 기타리스트와 드러머가 속된 말로 쩔었다. 진부한 표현이긴 하지만 정말 다른 아티스트들이랑도 차원이 달랐다.
- 오지 할아버지 힘 없어서 물 멀리 못 뿌리는 게 안쓰러웠다.
- 소화기로 정체 불명의 알콜성분을 쏴주는 건 좋았다. 내가 별로 안 맞았기 때문에.
- 중간에 정신 나간 사람 한 명이 민폐를 끼쳤는데 외국인이 주변에 있는 여성을 보호해줬었다. 오오! 외국인! 오오!
8.10 일요일, 2일차!!!
날씨
- 슬슬 흐릿흐릿했고, 날씨를 알려주는 앱은 18시경 비가 올 거라고 예상했다.
하루의 경험치가 쌓여서 그냥 곧바로 공연을 보러 갔다.
1. 옐로우 몬스터즈 (Yellow Monsters)
- 국내 펑크씬 본좌들. 그에 걸맞게 에너지가 넘쳤다.
- 날이 덥지 않고 괜찮았던 관계로 바로 무대로 내려갔다.
- 관객들 신나게 해줄 줄 아는 밴드라서 첫공연답지 않게 즐거웠다.
- 인상적이었던 건 "원을 그려라!"라고 외치니 마치 소규모 밴드 클럽에서 하는 것처럼 사람들이 슬램을 죽어라고 해댔던 장면이었다.
2. Locofrank (로코프랭크)
(이제는 솔직히 좀 귀찮지만)소개페이지 링크(클릭, 일문)
- 다음에 볼 Pentatonix 때문에 자리에 앉아서 대충 봤다.
- 별로 아쉬움은 안 남는 게 Pentatonix가 워낙 좋아서...
- 제대로 공연을 봐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하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앜!!!!
3. Pentatonix (펜타토닉스)
- 인간 악기들! 유도부 동영상 중 공연실황은 없어서 M/V로만 접했는데, 정말 명불허전이었다.
- 보는 맛, 듣는 맛 다 있었다. 게다가 사람들이 많이 아는 노래를 위주로 재편곡하여 공연하다보니 모두가 따라 불러주어서 감동도 배가되었고.
- 한국 팬들에게 감동 받은 듯한 모습을 보여줬는데, 솔직히 다른 나라에서는 덜 감동했으면 좋겠다. 우리나라의 열정적인 응원문화와 좀 비교되게끔. 물론 이건 내 욕심이다.
4. 이적
- 이적의 음악은 내게 특별하게 다가온다. 이적과 패닉의 음악을 들으며 성장해온 세대이기 때문이다.
- 개인적으로 이틀 간의 공연 중 이적의 공연이 최고였다. 음악의 취향을 떠나서 하나 하나 들을 때마다 그 노래를 들었던 시절의 기억, 불렀던 시절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랐기 때문에.
- 어쩔 수 없지만 아쉬운 건 패닉 시절의 노래를 많이 불러주지 않는 것이었다. 본인이 부르고 싶어도 사람들이 패닉 이후를 많이 기억하고 알기 때문에 당연한 선택이긴 하겠지만.
- 그래도 '아무도'와 '그땐 미처 알지 못했지', '내 작은 서랍 속의 바다'를 들어서 정말 좋았다. 정말!
- 펜타토닉스의 공연이 끝날 때 쯤부터 오기 시작한 비가 이적의 공연 때 꽤나 많이 오기 시작했다. 끝나고 나니 굉장한 비가 온 관계로 Lupe Fiasco의 공연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우비를 일찍 사서 보러 갔어야 했는데 아오!!! 나중에 저 멀리 공연장 너머로 들려오는 'Superstar'와 'The Show Goes On'이 흘러나올 때 마음속으로 눈물을 흘렸다.
5. Riche Sambora (리치 샘보라)
- 공연 시작 전 굉장히 굉장히 비가 많이 왔다. 그래서 공연시간이 되니 30분 정도 공연시간이 지연된다고 안내화면이 나왔다.
- 이후 30분이 지나도 공연을 시작하지 않았다.
- 슬슬 비가 약해져서 친구녀석과 나는 우비를 구매하고 공연장 쪽으로 달려갔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이 아저씨 때문은 아니고 Maroon 5 때문이었다.
- 기상 때문이긴 하지만 공연이 1시간 30분 이상 지연되니 볼맨소리들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 어쨌든 공연 시작하고 나니 본조비 시절의 노래도 들려주고 해서 관객들 반응은 괜찮았다. 그러나 공연을 40분 정도만 하고 내려간 건 함정. Maroon 5와 협의 하에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 솔직히 기타 연주를 좀 기대했는데, 어제 오지오스본의 충격 때문인지 그닥 대단하게 느껴지진 않았다.
6. Maroon 5 (마룬 파이브)
- 속된 말로 개쩌는 인파의 압박
- 이를 통해 03/04 시즌 디트로이트 피스턴스의 빡빡한 수비, 07/08 시즌 보스턴 셀틱스의 전방위 압박 수비를 간접 체험을 할 수 있었다.
- 미친듯이 밀리고 밀렸는데 어쨌든 봤다.
- 뮤지션 자체가 워낙 거물인데다, 한국인 취향에 딱 맞는 노래들을 들려주다보니 사람들 반응이 장난 아니었다.
- 정말 히트곡이 깡패이긴 하다. 상대적으로!!(굉장히 강조) 관객들이랑 굉장히 잘 놀아주는 것도 아니고, 뛰어난 연주력이나 보컬을 지닌 것도 아닌데 이렇게 굉장한 반응을 보여준 건 한국인 취향에 맞는 히트곡들을 가진 거물이기 때문일 거다.
- 어쨌든 보고 싶던 밴드이긴 했고, 이렇게 보고 싶던 가수의 공연을 또 하나 눈 앞에서 보았다.
별 거 아닌 글이라고 생각했는데, 쓰는데 두시간이 넘게 걸렸다.
그래도 기억을 평생 안고갈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쉬운 시간은 아니겠지.
어쨌든 즐거웠고, 아쉬운 순간도 있었지만 나름 알차게 보낸 것 같다.
여담을 하나 적자면 슈퍼플러스 패키지로 구매한 건 신의 한수 였다.
올해는 아마 이런 걸 볼 수 있는 기회가 이제는 없을 것 같고...
이제 내년을 기약하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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