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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

2009년 4월 8일 자전거 나들이 (청주시 무심천 자전거 길)

구토라는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필자는 요즘 똑같은 생활에 염증을 느끼며 몸이 축 늘어져 가고 있었다.  계속 어딘가 떠나볼까 망설이다가도 마음 속에서는 무언가를 성취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감에 의해 떠나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4월 8일이 밝았고 무료함과 나태함이 떡볶이에 떡과 오뎅이 어울리듯 적절하게 섞여 공부를 할 기분이 단 1g도 생기질 않았다.

그러다가 정말 "오늘 하루도 버려서는 안 되겠다."라고 다짐한 후 자전거를 타고 청주를 한 바퀴 돌아보려 마음을 먹었다.  그러나 막상 페달을 밟고 나니 요즘 꽃이 필 시기라서 꽃구경이나 하자는 마음에 핸들을 돌려 무심천으로 향하였다.


처음 가 본 곳인데(집에서 가까움에도 불구하고), 정말 잘 되어있었다.  하천 변이다보니 나름 풀내음도 나고 가끔씩 새들도 날아다녔다.

북쪽으로 조금 달렸는데 이러한 곳이 있었다.  자전거도로 이용자들을 위한 쉼터같았는데 매우 괜찮아 보였다.  적당히 쉴 수도 있고.  뒤에 건설중인 공사현장은 좀 에러이긴 하지만.  분위기에서도 느껴지지만 평일의 업무시간이다보니 노인분들께서 많이 오셨다.  물론 하이킹하던 사람들 중에는 젊은 사람도 꽤 많았지만.
북쪽으로 조금 더 달리다보니 문암공원이라는 곳이 있다고 나왔다.  내가 사는 곳도 알고, 가볼만한 곳도 알 겸 해서 문암공원이라는 곳까지 달려보기로 마음먹었다.

  문암공원이라는 곳까지 달리면서 봤던 벚꽃과 개나리들 중 일부이다.  배치가 맘대로 잘 안되어서 예쁘게 못 보여주겠지만 사진 이상으로 아름다웠다.  대개 혼자서 이런 거 보면 짜증부터 나야되는데 왠지 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문암공원이라는 곳에 결국은 도착하게 되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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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봤던 것 같은 이 곳이 바로 문암공원(#1)이었다. --;  차이라고 하면 좀 더 황량하고 뒤에 건설현장 따위가 없다는 것 정도이다.  하나 더 찾아보자면 파라솔 지붕의 색깔이 다르다.  이 쪽엔 사람들도 별로 없었기에 낚였다는 생각만 들었으나 오답은 또 하나의 해답이라는 생각을 갖고 다시 돌아오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꽃과 함께 사람을 구경하러 남쪽으로 페달을 밟았다.

이후 왔던 길을 달리는 것이므로 자세한 사진들은 잠시 생략.

이건 물억새.  촬영지가 여러군데 있었는데 제대로 피어있는 곳이 이 곳 뿐이어서 사진을 하나 박아두었다.
정말 벚꽃과 개나리가 아주 제대로 피어있었다.  제대로!

이 곳은 무심천에서 가장 인파가 많이 몰리는 롤러스케이트장(#2)인데...  수요일 업무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다.  사진에서 보이는 인파는 적은 편이었지만 정말 오늘이 평일 오후가 맞는지 의심이 갈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다.  게다가 커플들이 많아서 필자의 짜증게이지가 살짝 상승했다.

어찌됐든 간에 무심천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인 탓에 사진에 보이는 분수대를 포함해 여러가지 볼거리들과 운동시설(사진을 찍지는 않았는데 시를 관통하는 하천이다보니 운동시설과 의자 등은 정말 무심천 전체를 걸쳐 제대로 갖춰져 있다.  제대로!)이 풍성했다.  물론 요즘같이 꽃이 많이 피면 사람도 많이 갖춰져 있다.(?!!)

여기서 사람들을 구경하며 시간을 좀 죽이다가 다시 북쪽으로 페달을 밟았다.

이 녀석이 오늘 나와 함께 달려준 자전거.  함께한 지가 얼마나 됐는지 기억도 잘 안 나지만 오늘만큼은 진짜 수고 많았던 녀석이다.

잠깐 서원대 근처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찍은 사진.   위에 늘어서 있는 벚꽃나무의 행렬들과 돌계단 위에 쌓인 벚꽃잎을 통해 이미 봄임을 뼈저리게 알 수 있었다. (젠장!)


북쪽으로 달리면 달릴수록 이렇게 황량한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도시의 모습에서 벗어나 좋은 기분이 느껴졌다." 라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고 지금까지 온 게 아까워서 그냥 계속 달렸다.  사람들도 별로 없고 젊은 사람들도 눈에 띄게 줄어갔다.













결국 끝까지 도착했다.  끝은 장평교(#3, 지명이 확실하게 기억이 안 난다.  사진으로 남겨둘걸 --;)였다.  여기까지 오고 보니 꽤 힘들었다.











결국 종점까지 온 후 완전히 지쳐 누워서 하늘을 바라보았다.  하늘이 높긴 높았으나 거의 해가 져서 약간은 어두운 하늘이었다.  얼마만에 하늘을 이렇게 본 걸까?

돌아오는 이야기는 별로 이야기할 건덕지도 없거니와 밤이 되었기 때문에 별로 보여줄 것도 없어서 이만 줄인다.  하지만 밤이 되었어도 이 곳엔 사람이 많았다.

























(#2) 에휴.  나도 맘 편하게 이런 곳에 놀러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  물론 다음 번엔 혼자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  간단하게 평을 하자면 내가 다녀온 코스로는 약 세시간 반 정도 소요되었는데, 그닥 많이 쉬지 않았던 것과 처음에 길을 좀 헤맸던 것을 생각하면 자전거 두 대로 친구끼리, 혹은 연인끼리 먹거리를 싸들고 같이 자전거 하이킹을 즐기는 것도 상당히 괜찮다는 생각이 마구마구 들었다.

- 이렇게 다녀오니 감성은 좀 충전되는 것 같은데, 마음이 제대로 잡힐는지 확신이 서지는 않는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봐야 이 여정의 성과가 드러날 듯 싶다.






참고로 올리는 오늘의 이동경로 및 오늘 거점의 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