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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

2015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Pentaport Rock Festival) 2일차



낮 시간에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다.

함께 했던 친구녀석과 미리 준비한 텐트에서 비를 겨우겨우 피하고 첫 메인스테이지부터 볼 수 있었다.

첫 무대였던 소란의 공연이 다소 짧아졌지만, 나머지 문제는 전혀 없었다.


보고 배워라 안산 밸리락.


그럼 시작.


1. 소란

- 메인스테이지 첫 무대에서 나쁘지 않은 공연을 보여주었다.

- 적당히 신나고 적당히 댄서블한 음악.

- 여기까지만 기억난다.  나쁘지 않은 팀이니 나중에 또 볼 기회가 있을 것 같다.


2. 김반장과 윈디시티

- 굉장히 토속적인 월드뮤직이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한국음악이라고 해야 하나?  그냥 김반장과 윈디 시티의 음악이라고 하는 게 가장 적절할 것 같다.

- 레게스러우면서도 한국적인 색채가 굉장히 많이 묻어나는 음악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대중가요나 뜨려고 작정한 음악팀의 뻔한 가사를 쓰는 게 아니라 가사에 많은 메세지가 담겨있어서 더 좋았다.

- 중간에 사랑과 평화의 이철호 보컬이 와서 함께 공연했는데 환갑이 훌쩍 넘었는데도 굉장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3. 피아

- 음. 음악을 듣긴 들었는데 솔직히 좋아하는 취향은 아니다.

- 굉장히 파워풀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뛰어놀 수는 있을텐데, 음악이 다 거기서 거기 같다는 느낌도 들고 그랬다.  내가 아직 음알못이라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4. 이승열

- 단독공연을 봤던 적이 있는데, 그 때는 그저 최신앨범에 대한 자부심과 애착으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락페스티벌에서도 상대적으로 대중적인 1 ~ 3집이나 미생 OST의 그 노래는 하지 않더라고.  그 때 느꼈다.  이 사람은 굉장한 자부심과 자의식으로 가득 찬 사람이구나라는 걸.

- 그런데 그럴만한 사람이다.  음악성으로는 우리나라 안에서는 여느 아티스트에게도 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4집과 5집도 대중성이 좀 부족할 뿐이지 굉장히 잘 만든 음반이다.  그래서 래디오헤드도 좀 생각나고 그랬었다.  음악의 방향은 좀 다르지만.

- 그래서 내가 듣기엔 나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만족했다고 하는 편이 맞겠지.  다만 단독공연 때도 생각했던 거긴 한데 1~3집 음악을 해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 아티스트의 방향성이야 아티스트가 결정하는 거니 내가 감놔라 배놔라 하는 것도 웃기지.


5. The Kooks

- 이들의 음악을 음반과 유튜브로 들었을 때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했었다.

- 실제로 들으니 크게 다를 게 없어서 오히려 그냥그냥 그랬다.  그래서 공연에 대한 감흥이 크게 남지 않았다.

- 음악 자체가 재기발랄하긴 했지만.


6. 서태지

- 서태지 공연을 보니 "이 때까지는" 서태지가 웬만한 해외 헤드라이너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 공연장에서는 히트곡이 깡패인데 이 사람은 거의 모든 노래가 히트곡이니까.

- 그리고 3~40대 여성팬들이 정말 많았다.  정말.  펜타포트 역대 최다 관객이 왔다고 하니 말 다했지.

- 중간에 급 섭외된 기보씨의 활약이 인상적이었다.

- 타이거JK와 윤미래가 단 한 곡만 하고 내려갈 줄은 꿈에도 몰랐다.

- 다 좋았는데 흠이 있다면 성량이 다른 헤드라이너에 비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었다.  위치가 안 좋아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 덧붙여서 서태지를 보면서 성공한 덕후의 끝판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메탈덕후였으나 좋아하는 것을 감추고 아이돌로서 정점에 오른 뒤 좋아하는 메탈 덕질을 신나게 하는 듯한 그런 느낌.